주로 여름철에 언급되던 대규모 정전, 블랙아웃이 올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냉방기를 돌리는 여름도 아닌데 무슨 일인지 싶은데 전력의 소비가 아닌 지나친 공급도 블랙아웃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올봄 블랙아웃 위험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블랙아웃 위기
▷ 정부의 조치 : 출력제어
▷ 근본적 대책
▷ 블랙아웃 위기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은 주로 여름철 냉방 기기 사용으로 전력 수요가 공급보다 높아졌을 때 주로 언급됩니다.
그런데 지금 지나친 공급(수요보다 많은 전력 생산)으로 올봄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전력망 안정성 때문인데 이를 각 집에 공급되는 수도 파이프라인으로 비교해 보면 물은 큰 파이프를 통해 가다가 각 가정에 수많은 작은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파이프라인에서 적정 수준을 넘는 많은 양의 물을 보내버리면 각 가정의 작은 파이프라인은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릴 수 있는데 지금 언급되는 리스크가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 발전소에서 가정이나 공장 등 전기가 필요한 곳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는 발전 - 송전 - 변전 - 배전의 단계를 거칩니다.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전압을 크게 높여서 보내다가 각 가정으로 보내기 전에는 낮춰서 공급하는데 이런 단계마다 처리할 수 있는 전력량에는 한계가 있고
이런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게 전력망입니다.
전력망 안정성이란 이런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여러 요소를 고려해 전기가 끊기거나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력망 안정성의 기본은 정확한 전력 수요 예측으로 최대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야 하며 이를 기본으로 발전소를 더 돌릴지 아니면 덜 돌릴지 등을 결정합니다.
다만 현재 발생한 문제는 요즘 이렇게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발전소들 때문인데 바로 친환경 발전인 태양광, 풍력 같은 수단을 말합니다.
봄/가을은 여름/겨울 대비 냉난방 설비 사용이 줄어 전기 사용량은 감소하지만 태양광 발전량은 가장 높아져 수급 불균형이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이런 친환경 발전 수단은 우리 마음대로 발전량 조절이 불가능하기에 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봄/가을철에 전력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발전량 예측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원전도 원자력을 통해 발전하는 특성상 쉽사리 가동을 중단하기 어려운 발전소인데 그렇다 보니 남아도는 전력이 전력망 안정성에 위협을 줄 만큼 커져 블랙아웃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부의 조치 : 출력제어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봄 맑은 날과 흐린 날의 전력 수요 편차는 11.1GW(기가와트)에 달했는데 이 편차가 커질수록 전력망도 불안정해져 블랙아웃 발생 가능성도 커집니다.
더구나 올해는 경기 부진까지 겹쳐 산업부에선 4월 말 전력 수요가 37.3GW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요를 기록한 지난해 가을(38.4GW)보다 1.1GW나 줄어든 규모입니다.
일단 정부는 이에 따른 조치로 출력제어를 활용합니다. 쉽게 말해서 공급을 줄이기 위해 발전을 줄이는 것으로 비교적 발전 가동을 줄이거나 중단이 쉬운 석탄, LNG 발전소가 먼저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더 필요하다면 원자력과 연료전지, 바이오, 태양광, 풍력 등 모든 발전원이 출력제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산업부의 계획입니다.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제주 같은 경우에는 송전망 문제로 태양광, 풍력 발전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1년 65회였던 출력제어는 지난해 181회로 늘었는데 전력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보유한 태양광 설비 발전을 줄이는 방식으로 출력제어가 이뤄져 민간 사업자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근본적 대책
근본적인 대책으론 송배전망 확충과 함께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소비를 분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다만 관련 정책은 지지부진한데 특히 전력 수요가 가장 큰 반도체 산업의 경우 수도권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상황에 이런 불균형이 단기간에 개선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 외에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도 다른 발전 방식처럼 사전에 물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사전 입찰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금은 재생에너지의 경우 1MW(메가와트)를 넘으면 입찰 과정 없이 만들어진 만큼 전력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데 우후죽순 늘어난 작은 태양광 발전 등이 정확한 전력 수급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점점 커지는 재생에너지 비중에 맞춰 수급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물량과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력 생산 조절이 불가능한 재생에너지 발전에서 생산된 유휴 전력을 저장하는 기술의 발전이 있어야 합니다.
ESS라고 커다란 배터리가 있긴 하지만 현재는 부피가 너무 크고 화재 발생도 있어 완전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유휴 전력을 활용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발생시키고 수소로 저장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늘어나는 신재생 에너지 속에 전력망 안정성을 위해선 저장 기술의 발전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