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를 뜨겁게 달군 AI 열풍 속에 별다른 호재 없이 주가도 큰 반응이 없었던 삼성전자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에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와 '마하 1'이라는 AI 가속기가 그 배경으로 꼽히는데
여기에 엔비디아는 새로운 고성능 제품을 내놓으며 앞으로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오늘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소식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삼성전자 주가 상승 배경
▷ 삼성전자 마하 1
▷ 엔비디아,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 삼성전자 주가 상승 배경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한 배경은 그동안 소외되어 있던 AI 열풍에 포함되었기 때문인데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첫 번째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삼성 AI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으로 미국에서 있는 AI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고성능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을 쓰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현재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가 GTC2024에서 처음 공개한 5세대 고성능 메모리 HBM3E 12단 실물 제품에 "JENSEN APPROVED"(젠슨 승인)이라고 적었는데
지금까지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는 SK하이닉스만 있었으나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제품에 이런 서명을 남기면서 삼성의 HBM3E 제품도 엔비디아에 납품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HBM 공급망에서 삼상전자가 참여하면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SK하이닉스도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가해 현재 제품화 중인 HBM3E 12단 제품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마하 1'이라고 하는 AI 가속기를 내년 초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수요일 주주총회에서 공개했기 때문인데
AI 가속기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것과 같이 AI 학습이나 추론에 사용되는 반도체 패키지입니다.
현재 엔비디아는 GPU에 D램을 쌓아 올려서 만든 HBM을 사용하고 있는데 마하 1은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와 저전력 D램을 묶고 둘 사이에 오가는 신호의 속도를 아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새로 설계한 '시스템온칩'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모두 공개한 것은 아니라서 자세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핵심인 계산을 하는 연산장치와 데이터가 있는 기억장치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한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엔비디아 GPU 자체를 대신하겠다는 의도로 파운드리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2~3년 내로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 삼성전자 마하 1
위에서 언급한 마하 1의 개발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가 올 연말에 네이버에 마하 1을 1조 원어치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총에서는 내년 초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좀 더 앞당겨질 수 있는 것으로 네이버와 개발 과정부터 많은 협업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마하 1은 가격도 엔비디아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는데 엔비디아 제품은 현재 약 4만 불로 우리 돈 약 5000만 원 수준이지만
마하 1은 그보다 1/10 수준의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저전력 D램을 사용하여 전력 소모도 1/8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네이버에서 원하는 수량은 15~20만 개 정도로 약 1조 원어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MS나 메타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AI 시장에선 마하 1이 아니더라도 엔비디아의 대체자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데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GPU 방식이 지금은 AI에 최선이라 쓰고 있지만
AI가 고도화될수록 이 솔루션의 한계점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꼽히는 점은 비싸고 전력이 많이 든다는 것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전력도 덜 소모하고 가격도 낮출 수 있는 AI 가속기를 구하기 위해 자체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삼성전자가 마하 1을 통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되고 있습니다.
▷ 엔비디아,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이런 상황 속에 엔비디아는 이번 GTC 2024에서 신제품과 AI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신제품은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B100과 B200을 공개했는데 이들 GPU는 엔비디아의 새 AI 아키텍처인 '블랙웰(Blackwell)'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이와 함께 B200 2개를 중앙처리장치(CPU)와 연결해 만든 슈퍼칩 GB200도 공개했는데
GB200은 현존 최고 성능 AI칩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100에 비해 거대언어모델(LLM)의 추론 성능을 30배까지 향상하는 반면 구동에 드는 비용과 에너지 소비는 1/25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러한 초고도 성능을 구현해 낼 수 있었던 것은 트랜지스터의 개수 차이로, 젠슨 황 CEO는 GB200이 2080억 개의 트랜지스터(H100 = 800억 개)를 장착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CEO는 현재 기술로는 이 많은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다 넣을 수 없어 두 개의 칩을 연결해 하나처럼 작동하는 플랫폼 전략을 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황 CEO는 "블랙웰은 칩이 아니라 플랫폼의 이름"이라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는데
슈퍼칩을 만들 뿐만 아니라 슈퍼칩에다 CPU를 포함시키고 그걸 여러 개 쌓아서 슈퍼 컴퓨터 형태로 만드는 확장성을 부여한 것으로
전반적으로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는 두뇌 역할을 하는 고성능 제품을 생산했다면 앞으로는 시스템 전체를 엔비디아화 시키겠다는 의미로 구글, 메타, MS, 테슬라, 오픈 AI, 아마존 등이 모두 블랙웰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자체적으로 훈련시킨 소형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까지 선보였는데 반도체 시장을 넘어 AI 기술의 종착점이라고 불리는 로봇 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AI 시장의 성장 속 이미 압도적인 엔비디아의 입지가 얼마나 더 확장될지 기대를 키우며, 이 속에서 삼성전자의 HBM과 마하 1이라는 엔비디아와 동반 성장 그리고 경쟁자가 되는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