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발생한 대만 지진 영향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가 어디까지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반도체 업계 공급망 영향에 따른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만 강진으로 인한 TSMC 영향과 이로 인한 반도체 업계 영향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대만 강진으로 인한 TSMC 영향
▷ 삼성전자 반사이익?
▷ 대만 강진으로 인한 TSMC 영향
지난 수요일(3일) 오전 8시쯤 대만 동부 화롄이라는 지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1999년 이후 25년 만에 발생한 최대 지진으로 지진이 발생한 화롄은 대만 기준 동쪽에 위치해 있고 TSMC 공장은 북쪽과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공장을 짓고 있는 지역은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이 우리나라의 1/3 규모로 작기 때문에 지진 규모가 이번처럼 크면 사실상 모든 지역이 지진의 영향권에 들게 됩니다.
하여 TSMC 공장에서도 흔들림이 있었고 3일 오전 TSMC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습니다.
현재 시설 복구에 나서며 정보가 수집되고 있는데 초기에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습니다.
작업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상황임에 따라 모든 공정 내 중단된 생산품 폐기하여 발생하는 손해는 분명하고 웨이퍼 공장 내 시설이 손상되었다고 확인됐으나
핵심 장비인 노광장비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비의 경우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을이라고 불리는 ASML에서 공급하는 장비로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만약 손상되면 새로 주문해서 받기에도 긴 기간이 소요됩니다.
처음에 대만 현지 언론은 지진으로 피해를 본 작업시간은 6시간에 불과하며 약 800억 원어치의 제한적 손실을 보는데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TSMC 측에서도 3일 밤에 웨이퍼 공장은 복구율이 70%를 넘었고 최첨단 공장인 18 공장 복구율은 80% 이상이라고 발표하며 상황이 괜찮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TSMC가 지진 관련 대비를 많이 했으며, 이에 따라 지진으로 생산이 잠시 중단되더라도 최대한 빨리 다시 생산할 수 있도록 훈련도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가 예상보다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룽탄 등 새 팹(생산 시설) 건설이 멈췄고, 웨이퍼와 주요 장비 피해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TSMC에서도 영향을 평가 중이지만 원래 4일 밤에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고 기대되었다가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고 돌아선 것입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따지기 쉽지 않겠지만 재개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TSMC에도 타격이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는데 생산이 조금만 늦어져도 연쇄적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15프로에 들어가는 칩의 경우 완전히 진공 환경에서 생산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폐기하고 다시 생산에 들어가야 하기에 복구 시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삼성전자 반사이익?
그동안 엔비디아,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TSMC 팹의 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걱정해 왔는데 미국 매체에선 이번 지진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언급됩니다.
첫 번째는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겼던 고객들이 삼성전자로 일부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TSMC가 피해를 입은 시설은 2나노, 3나노 등 첨단 팹인데 3나노 이하는 세계에서 유이하게 TSMC과 삼성전자만 생산할 수 있습니다.
외부 요인에 의한 차질 없이 지속적인 물량 소화가 가능한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뿐인 셈입니다.
대만은 전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불의 고리'(환태평양지진대)에 위치해 있어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지진의 리스크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99년 대만을 덮친 921 대지진이나, 21년 대형 화재로 인한 정전, 22년 화롄 지진 때도 TSMC는 만들던 웨이퍼 전량을 폐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신제품 개발을 앞두고 있거나, 즉각 물건이 필요한 경우에는 삼성전자 쪽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더 늘리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해서 인지하게 되고 지진에 취약한 대만의 생산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삼성전자를 더 진지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두 번째는 D램과 같이 수급에 민감한 제품 가격이 바로 뛸 수 있는데
삼성전자가 주로 생산하는 D램의 경우 TSMC가 아닌 D램 생산 세계 3위 마이크론의 영향을 받는데
대만에 마이크론 공장이 있고 이번 강진에 마이크론 대만 공장도 가동을 일부 멈췄습니다.
이로 인해 공급 문제로 D램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2분기에 D램 가격 상승률은 원래 한 자릿수가 예상됐는데
대만 지진 여파로 10% 이상 뛸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반사이익에 대해서는 희망이 섞인 분석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 대만 피해 수준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