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부터 급등한 연체율로 위기가 언급되며 일부 부실 금고에서는 뱅크런이 나타나기도 하고 부동산 PF 부실 그리고 내부 비리까지 여러 문제를 겪으며 도마에 올랐던 새마을금고가 자체혁신안을 내놨습니다.
지난 14일에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발표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에 대해 살펴보고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새마을금고 정상화 방안
▷ 시장의 평가
▷ 새마을금고 정상화 방안
새마을금고의 정상화를 위한 시장의 요구사항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 행안부가 맡고 있는 감독 권한 이전
- 건전성 규제
- 지배구조 개선
첫 번째인 행안부의 감독 권한에 대해 살펴보면 일반 은행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불거진 새마을금고의 여러 문제와 함께 행안부가 아무래도 금융위나 금감원보다 전문성이 떨어질 텐데 관리감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입니다.
발표된 정상화 방안에서는 우선 행안부가 감독권한을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행안부,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협의체를 만들어서 감독하는 업무 전반을 함께하겠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행안부가 요청하면 금감원이 참여하는 형태였으나 이제는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서 관리 감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행안부가 지적받은 금융전문성을 보강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 건전성 규제에 대해서는 새마을금고가 그동안 상호금융권이라고 부르는 농협, 수협 같은 곳보다 건전성규제가 느슨했다는 지적입니다.
대출 부실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쌓아두는 대손충당금도 비율이 낮았는데 새마을금고는 이번 발표에서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강화하고 여러 기준(유동성 비율과 예대율 기준)을 타 상호금융권과 동일하게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예금 대비 대출이 얼마나 나갔는지 따지는 예대율도 100%에서 80%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예대율 100% = 예금 100만 원 받으면 대출 100만 원 가능, 예대율 80% = 예금 100만 원 받으면 대출 80만 원만 가능)
이와 함께 200억 원 이상 공동 대출은 중앙회 참여를 의무화하고 위험성이 높은 해외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도 축소하기로 하였습니다.
세 번째인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언론의 가장 많이 노출되는 내용으로 전문경영인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경영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전문경영인은 과반수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임기는 기본 2년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2년 연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합니다.
중앙회장은 연임이 가능했으나 4년 단임제로 변경하고 업무도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 역할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기존에는 중앙회장에서 인사, 예산, 조직 등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나 내부 경영에 관련되는 예산, 인사권 등은 전문 경영인이 가지고 중앙회장은 대외활동과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기에 충분히 견제가 될 것이라는 자체 분석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높은 연체율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부실 개별 금고(새마을금고)는 '부실우려 금고'로 지정하여 합병 등 구조개선 대상에 포함토록 하고, 완전 자본잠식 등 부실 정도가 심각한 금고는 내년 1분기(3월)까지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부실금고가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예적금 및 출자금은 전액 보장되며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기에 부실 금고 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금고에 대한 상시 감시 고도화 및 위험 금고에 대한 검사 역량을 집중하며, 고통 분담을 위해 중앙회장 등 보수를 일부 감액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시장의 평가
굉장히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행안부가 계속 관리감독 하는 것에 대해 건전성 강화를 위해 농협, 수협 같은 상호금융권과 동일하게 하겠다고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동일하게 하지 않았을 경우 딱히 규제나 강요할 방법이 없고,
감도 권한도 금감원이 협의체에 참여하지만 금감원에서 검사를 의무로 하는 규정은 없다 보니 적극적인 감독에 나서겠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리스크 관리라는 지적인데 각각의 금고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새마을금고 특성상 개별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중앙에서 리스크 관리가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은행은 부실이 우려되는 지역의 경우 대출을 자제시키고 사업성이 좋은 곳에 더 투자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지역별로 운영되어 지역 금고는 현지에서 장사를 안 하면 수익이 없으니 무리하게 대출을 내주는 경우가 발생. 이로 인해 중앙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
투자나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지역 개별 금고가 각자 하지 말고 중앙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새마을금고의 경영혁신안에 대해 살펴보고 정리해 봤습니다. 정말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여기서 다 다루지 못할 정도인데 그만큼 새마을금고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비치기도 합니다.
다만 위에서 지적된 내용처럼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기에 새마을금고에서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이벤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경영 개선을 통해 신뢰를 얻는 혁신을 이루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