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특례보금자리대출 및 50년 만기 대출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는데 최근 전국 아파트 매매가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거래절벽의 이유 그리고 이로 인한 추후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냉각된 부동산 시장
▷ 거래 절벽의 원인
▷ 추후 공급 부족 우려
▷ 내년 전망
▷ 냉각된 부동산 시장
올해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10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 5454건으로 집계되며 올 2월 3만 1337건 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반등세가 시작된 5월에 4만 746건으로 4만 건을 웃돌았지만 10월 이후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며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현재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로 일단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물은 53만 4706건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아실에서 매물 건수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치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를 전망하는 각종 지수가 경고음을 내고 있는데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12월에도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아파트분양전망지수 : 분양시장 진단을 위한 지표로 건설사에 분양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을 참고하는데 활용. 부정적일수록 앞으로 분양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
전국 매매 회전율이라는 지표도 겨우 3%를 넘었습니다.
전국 매매 회전율 수치는 준공된 아파트 대비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거래 빈도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여 그만큼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매매 회전율을 보면 올해 회전율은 3.04%로 22년 2.28%에 비해 0.76%p 상승했지만 지난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입니다.
지방은 상황이 더 어려운데 이들 지역이 보여주는 수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었습니다.
- 충남(4.27%), 강원(4.02%), 경북(3.87%), 전남(3.77%), 전북(3.7%), 경남(3.44%), 제주(2.53%)
▷ 거래 절벽의 원인
결국 고금리와 경기 침체, 집값 급반등에 따른 피로감 등이 누적되면서 주택 구매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판매가 9월 종료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자연스레 수요가 줄어들었고 게다가 아파트값이 단기 전고점의 90% 선까지 회복하면서 매수심리가 꺾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파는 사람은 지난해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됐으니 내놓은 값에서 내리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사려는 사람은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간다는 이야길 들으니 비싼 가격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파는 가격이 조금씩 내려오고 사는 가격도 올라가면서 접점이 생겼을 때 거래가 이뤄지는데 지금은 중간이 텅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계절적인 원인도 있습니다. 겨울은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급감하기에 매물이 쌓이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년 개통 예정인 GTX-A 노선, 1기 신도시 특별법,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완화 등 부동산 관련 호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당장 얼어붙은 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됩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호재가 없어 가라앉는 게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치솟는 공사비와 고금리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공사비가 워낙 올라서 지어도 남지 않기에 공사를 포기하게 되고 이러다 보니 분양시장 전망도 어둡고, 금리는 높아서 기존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은 것입니다.
▷ 추후 공급 부족 우려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가 보여주듯이 현재 많은 대형 사업장들이 공사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면 2~3년 후에는 공급 부족이 우려됩니다.
이는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건설 경기는 금융에 영향을 미칩니다.
건설과 연관되어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바로 그것인데 사업장의 부실은 PF대출 부실로 이어져 금융기관도 덩달아 부실해집니다.
현재 저축은행 상위 5개 회사의 PF 대출 연체율이 1년간 약 3배 높아졌다는 통계도 있는데, 이 PF 부실도 수도권과 지방에서 다른 영향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서 상대적으로 전체 사업 비용 중 공사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및 시멘트, 철근 가격 등의 상승과 함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 대상 확대 예고로 건축비가 더욱 상승하고 있어
공사비 비중이 큰 지방 사업장의 중소형 건설사들이 쓰러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땅 값이 비싼 수도권은 공사비 비중이 작아 영향이 제한적으로 평가되지만 땅값의 비중이 크다 보니 현재 토지 매입만 하고 사업을 접으려는 수도권 사업장들은 토지가 안 팔리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 내년 전망
당장 연말이라 내년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 2기 내각이 출범하며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상우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이 아래로 내려오는 상황인 만큼, 기본적으로 규제 완화 입장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습니다.
다만 각종 호재보다는 금리나 유동성이 더 중요해진 상황에 이러한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질지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우리 물가가 기대만큼 가라앉지 않고 있어 내년에 미국의 금리 인하가 있더라도 우리 금리는 상당 기간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정리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사이클이 있다고 하지만 그 시간을 길게 봐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