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시공능력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됩니다.
오늘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대한 내용과 그 여파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 워크아웃 신청 배경
▷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
▷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던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28일 오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는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전 중 채권은행에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하자고 통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워크아웃은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 기업이 어려워져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이 기업에 돈 빌려준 은행들을 모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입니다.

태영건설에 대한 유동성 이슈는 이달 중순부터 이른바 지라시가 돌며 언급되었으나, 태영건설에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27일에는 워크아웃 설에 대해 태영건설 측이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다양한 경로를 검토 중이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주가도 20% 가까이 폭락했는데
결국 28일 오전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절차를 함께 알아보면,
관련 규정에 따라 통보를 받은 채권금융사들은 이날부터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 행사를 중단하고,
이후 14일 이내 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실사 및 워크아웃 계획을 작성합니다.
이후 3개월 이내에 워크아웃을 결의하고, 결의일로부터 1개월 내에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약정을 체결하게 됩니다.
여기서 워크아웃을 시작하려면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하는데, 채권 금융사는 은행/저축은행 등 태영건설에 대출을 내준 은행뿐 아니라 태영건설이 시행사 PF에 선 보증도 포함되어
채권금융사의 종류가 다양하고 숫자도 많아 채권단 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일반적으로는 태영건설이 파산해 대출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를 감안해 워크아웃에 동의할 가능성이 큽니다.
▷ 워크아웃 신청 배경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한 480억 원 규모의 PF 채무 만기가 28일까지였습니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 2000억 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 원이라고 합니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3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478.7%입니다.
*차입금 =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운영 및 투자를 위해 조달된 자금(빌린 돈)
이는 시공 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입니다.
태영건설이 어려움을 겪는 PF 대출에 대해 정리해 보면,
먼저 아파트를 지으려면 시행사가 땅을 사고 시공사를 선정해 분양을 해야 합니다. 분양에 성공하면 그다음엔 분양받은 사람들이 내는 계약금, 중도금으로 공사를 진행합니다.
아파트 값의 대부분이 땅값으로 시행사가 다 사기에 돈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땅 구입할 돈을 금융회사에서 빌리는데 그게 부동산 PF 대출입니다.
그러나 시행사들이 금융회사에 가서 앞으로 지을 아파트에 대한 사업성만을 가지고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금융사에선 담보도 없고 확실치 않으니 잘 안 빌려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시공사)들이 시행사의 보증을 서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그러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규모도 되는 건설사에서 보증도 서니 돈을 빌려주게 되는데, 태영건설도 지금 문제가 되는 PF 관련 채무가 바로 이것입니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업계의 22조 8000억 원(8월 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앞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의 PF 위기는 금융권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는데
작년 말 레고랜드 사태는 어느 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일의 여파가 채권시장 전체로 퍼졌던 대표적 사례입니다.
금융시장이 분위기에 민감해서 조금이라도 불안한 일이 생기면 전염성이 강한데 마찬가지로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어 불안함이 커집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 건설업권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합니다.
다만, 경기가 좋을 때는 건설사들이 PF 대출로 많은 돈을 벌고, 무분별하게 벌인 PF 대출에 경기가 나빠져 위기를 겪을 때는 정부가 도와줘 위기를 넘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불공정성에 대한 여지가 남습니다.
오늘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앞서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PF 부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정부의 만기연장으로 호흡기만 달고 있던 이번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