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살 타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자동차, 방산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오늘은 GCC와의 이번 FTA 타결 소식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GCC와의 FTA에 대해
▷ 이번 FTA의 구체적 항목 및 예상 효과
▷ 제2의 중동붐으로?
▷ GCC와의 FTA에 대해
28일 우리나라가 사우디 등 중동 6개국 협력기구인 GCC(걸프협력이사회)와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이번 타결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오일머니 기반의 거대한 중동시장을 우리가 중국, 일본보다 먼저 손잡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가 GCC와 FTA 논의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8년으로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2년 가까이 시간을 끌다 결국에는 중단됐습니다.
그 논의가 12년 만인 지난해 1월 재개되면서 결국 좋은 결과를 낸 것입니다.
GCC가 현재 FTA를 맺은 곳은 싱가포르와 북유럽 국가인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4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GCC 중동 6개국에게 우리가 최우선 순위 교역국이란 점을 이번에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5번째 체결한 FTA 협정으로 지난 10월 타결된 아랍에미리트(UAE)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이어 한-GCC FTA 협상 타결까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의 핵심 교역 파트너 중 하나인 GCC와 경제 협력이 강화될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GCC는 사우디를 비롯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6개 국가가 힘을 합친 협력기구로
우리나라에는 중동지역 최대의 경제 협력 파트너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GCC 6개국 전체의 GDP 규모가 세계 9위이며, 우리나라와 교역규모로 따지면 1천26억 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 130조 원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에 이어 5번째 수준의 교역 대상입니다.
실제로 작년 기준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에 절반 이상이 이들 국가에서 가져오고 있고, 해외 건설수주액을 보면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동시장을 두고 아시아 국가의 물밑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상황인데 이런 관점에서 우리보다 먼저 협상을 시작한 일본이나 중국보다 우리가 먼저 FTA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
국내 기업에는 당분간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 이번 FTA의 구체적 항목 및 예상 효과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 수입품은 원유를 비롯해 천연가스, 나프타, 알루미늄이 대표적이며
수출하는 품목은 승용차, 무기류, 자동차부품, 선박 등이 있습니다.
이번 FTA로 서로에게 부과하던 세금을 없애서 적극적인 경제 협력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중요한 점인데
한-GCC FTA가 발효되면 품목 수 기준 우리나라는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합니다. GCC 측은 여기에 더해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합니다.
구체적으로 GCC 국가는
- 내연기관 자동차 : 5~20년
- 자동차 부품 : 10~20년
- 기계류 : 즉시~20년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던 5% 관세를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합니다.
무기 같은 경우에는 로켓발사기나 미사일, 탄약, 포, 전차 등 대부분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세계 무기 수입 상위 10개국 중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로 무기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라는 점입니다.
관세 철폐를 계기로 K-방산의 중동 수출세가 가팔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장성이 높은 수출 유망 품목도 다수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한우, 인삼류, 조미김, 화장품, 의약품 같은 것들인데 이런 것들도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게 되어 K-컬처를 타고 인기가 높아지는 K-푸드의 중동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가 관세를 없애주는 품목들로는
- 액화천연가스(LNG) : 3% 관세, 15년 철폐
- 액화석유가스(LPG) : 3% 관세, 5년 철폐
- 중유, 벙커C유 등 일부 석유제품 : 3~8% 관세, 10~15년 철폐
- 알루미늄 제품 : 1~8% 관세, 즉시~15년 철폐
등 GCC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여 없애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 19~21년 전체 수입액 중 10.2%에 해당하는 나프타는 FTA 발효 즉시 0.5%의 관세를 50% 감축합니다.
대신 양측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였습니다.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중동국가의 FTA 체결은 안정적인 자원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주요 에너지/자원 품목 관세 철폐/인하가 이들 제품을 원자재로 활용하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 제2의 중동붐으로?
최근 우리 기업들의 중동에서 대형 수주 소식이 올해 많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대 건설은 50억 7554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국내 건설사의 상반기 전체 해외 수주액의 3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해당 사업은 사우디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진행하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현대건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만드는 설비 건설에 참여합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이 중동 국가와 추진하는 사업이 약 30건 정도 되는데
두산 그룹이 작년에 두산 에너빌리티 주축으로 1조 원 규모의 건설 계약을 맺었고, 현대차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와 친환경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6천억 원 넘는 규모의 투자 협정도 맺었다고 하며
LS 그룹은 사우디 정부 산하의 조직과 신규사업을 추진 중이고, KG모빌리티는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SNAM)와 부품수출 관련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삼성물산도 사우디 국부펀드와 스마트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한국전력도 사우디 에너지 기업들과 수소시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집니다.
중동 입장에서 미래에 오일머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탈오일머니 전략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파트너로 상당한 입지를 다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와 GCC의 FTA 체결 소식을 정리해 봤습니다.
최근 엑스포와 여러 국제 대회를 주최하며 국제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동의 오일머니와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킬지 상당히 기대를 하게 하는 소식이었습니다.
고금리에 PF 부실 등 국내에 리스크가 산재해 기업들이 힘든 상황이지만 내년 중동에서 우리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