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2차 전지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흑연을 수출통제항목으로 지정하였습니다. 흑연의 수출통제가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해 보고 흑연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수출통제의 배경 및 전망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대해
▷ 배터리에서 흑연은 얼마나 중요한지
▷ 수출통제대상은 곧 수출은 안 한다는 의미?
▷ 중국의 글로벌 흑연 수출 영향력
▷ 흑연은 중국에만 존재?
▷ 수출통제 배경
▷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대해
우리나라의 세관에 해당하는 중국의 상무부와 해관총서에서 최근 흑연을 수출통제품목에 넣고 12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하였습니다. 12월부터는 흑연의 수출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흑연은 2차 전지 음극재의 핵심 원료이기 때문에 우리 산업의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흑연 중 중국산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배터리에서 흑연은 얼마나 중요한지
그렇다면 흑연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는 대표 산업 2차 전지에서 흑연이 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2차 전지 배터리의 핵심 구성품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이뤄지며 여기서 흑연은 음극재 핵심 물질로 현재의 산업구조에서는 흑연이 없으면 배터리를 만들기 어려운 필요 핵심 광물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며 충전되고 저장되어 있다가 양극으로 방출되며 전기가 흐르는데 흑연의 품질이 나빠 음극에 문제가 생기면 넘어오는 리튬이온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이는 곧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의미합니다.
실리콘 등 차세대 재료가 있긴 하지만 아직 양산한 단계는 아니기에 현재 배터리의 품질과 수명을 좌우하는 음극재로 흑연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재료인 상황입니다.
또한 흑연은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으로 나뉘며 각 특징은 아래와 같고, 우리나라는 천연과 인조 흑연 모두 중국산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 천연 흑연 : 가격이 싸지만 효율이 떨어짐
- 인조 흑연 : 천연보다 수명이 길고 출력이 좋지만 더 비쌈
▷ 수출통제대상은 곧 수출은 안 한다는 의미?
그렇다면 중국의 수출 통제 대상 지정이 곧 수출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보면 답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언제든 통제할 수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수출 통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흑연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ｇ 초과) 인조 흑연 재료와 제품
- 구상흑연과 팽창흑연 등 천연 흑연
수출 금지는 아니지만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에 수출허가를 신청하고 관련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기존의 인조 흑연(고밀도, 고강도가 아닌)도 중국에서 수출할 때 2~3주가 걸렸기에 이번 수출 통제 지정도 2~3주 정도 지연되는 효과만 있을 것이란 예상도 시장엔 존재합니다.
▷ 중국의 글로벌 흑연 수출 영향력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전 세계 흑연의 90% 이상을 정제하고 있습니다.
흑연에서 영향력이 상당한데 배터리용 음극재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2~3달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시행일까지 시간이 남았기에 재고를 더 확보할 여유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고,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예고 없이 갑자기 수출 금지하는 상황도 국내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 흑연은 중국에만 존재?
이러한 상황에서 흑연이 중국에만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데 중국은 전 세계 매장량의 15~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로 보면 이보다 더 매장되어 있는 나라도 있는데 터키나 브라질의 경우 20%를 훨씬 넘게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정제를 거친 천연 흑연의 중국 비율은 65%로 환경 규제나 산업 규제가 선진국보다 느슨해 정제에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수출통제 배경
마지막으로 이러한 수출 통제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면 이번 조치도 미국 제재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합니다.
지난번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자 중국에서는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게르마늄, 갈륨의 수출을 제한했고, 이번에 낮은 사양의 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금지한 직후에 이번 흑연수출통제가 발표되었습니다.
미중 양국의 긴장관계가 계속되면서 산업용 핵심 광물의 무기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인데 EU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산업용 핵심 원자재 50여 개 중 30개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고 합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수출 광물의 시장 영향력이 있는 광물 별로 리스트업 하여 미국이 제재할 때마다 하나씩 대응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고 교류하는 초연결 사회에서 미중관계의 불똥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산업의 영향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이러한 뉴스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가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 앞으로 미중관계의 전망과 함께 우리 2차 전지 산업의 전망을 함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