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전격 인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인하 규모도 0.5%p로 21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라고 하는데
그동안 홍콩 H 지수 ELS 이슈에서 확인됐지만 중국 증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습니다.
공동부유를 내세웠다 부동산 부실에 청년 실업률 문제 그리고 증시까지 전반적으로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 중국 정부가 직접 증시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오늘은 중국 정부의 은행 지준율 인하 소식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중국,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 중국 정부의 주가 부양
▷ 시장의 반응
▷ 중국,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로이터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다음 달 5일부터 0.5%p 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 은행권의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되는데
우선 지급준비율이란 은행이 사람들이 맡긴 돈을 언제든지 지급하기 위해 준비해 놓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정해진 비율만큼은 중앙은행에 무조건 맡겨둬야 합니다.
따라서 이 지준율을 높이면 은행은 더 많은 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기에 시중에 돈을 풀 여력이 줄어들게 되어 돈을 풀기 어렵고, 반대로 지준율이 내려가면 시장에 돈이 더 풀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인민은행 총재가 지준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은 중국 정부에서 은행들에 유동성을 더 확보하게 하여 시장에 더 돈을 풀 수 있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대략 1조 위안(185조 원) 정도가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지준율 인하폭은 2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는데 이는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중국은 22년에 두 번 그리고 작년에도 3월과 9월 두 번 지준율을 내렸지만 매번 0.25%p씩만 내려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0.5%p 인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벗어났는데, 이에 대해 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내내 느슨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눈길을 끌었던 점은 발표 방식이었는데
그동안 중국에서 지준율을 내린다는 발표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웹사이트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번엔 인민은행 총재가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직접 발표하여 그만큼 중국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강한 부양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 중국 정부의 주가 부양
이는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발표는 아직 아니지만 외신을 통해 보도된 내용입니다.
중국 정부가 약 400조 원 정도의 증시안정기금을 들여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2015년에도 중국 정부가 주가 하락을 막겠다며 지금 환율로 약 280조 원을 들여서 주식을 사들인 일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슷한 조치를 펴겠다는 이야깁니다.
앞서 언급된 지준율 인하와 별개로 이뤄질 조치로 시장에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24일 발표에 앞서 22일에는 중국의 기준 금리인 대출우대금리를 인민은행이 동결했는데 시장에서는 워낙 지금 중국 경제가 안 좋다 보니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결을 결정하면서 중국 증시가 실망감에 더 하락하며 상하이종합지수 같은 주요 지수들이 4~5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그런 뒤 이번에 지준율 인하와 증시 자금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 H지수를 포함해 상하이종합지수도 오르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 시장의 반응
지준율 인하 및 부양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는데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아무래도 인민은행과 중국 정부를 통한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공급되니 증시도 살아나고 경기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증시는 즉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했는데, 상하이종합지수가 22개월 만에 3%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상하이종합지수는 3.03%, 선전성분지수는 2.62%씩 오르며 3 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2.01% 상승했습니다.
한편 부정적인 의견을 살펴보면 과거 사례가 언급되는데
2015년에 중국 정부가 주식을 사들였을 당시를 보면 잠깐 증시가 오르다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 많은 돈을 증시 부양에 직접 쏟아붓는 것보다 차라리 소비 부양을 돕는 방향으로 사용하면 경기도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증시도 좋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최근 CNN 보도에도 따르면 중국 증시가 장기 하락 추세를 못 벗어나며 지난 3년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이 약 8000조 원 정도라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현재 부양책 수준의 돈을 쏟는다고 하더라도 당장 다시 살아나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