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에 신차 1123만 대를 판매하며 세계 판매량 1위를 달성한 토요타.
그런데 최근 토요타의 여러 자회사가 품질 인증 과정에서 조작,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되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 시기와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해 이 사건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오늘은 토요타의 품질 인증 조작에 대한 소식과
자회사 중 하나인 다이하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토요타 품질 인증 조작 사태
▷ 다이하쓰 사례
▷ 품질 부정의 원인
▷ 토요타 품질 인증 조작 사태
우선 이번 토요타 품질 부정이라고 불리는 조작 사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발생한 토요타 내부의 품질 인증 조작은 자회사인 히노자동차(상용차), 다이하쓰(경차, 승용차)에 이어 그룹 모태라고 불리는 토요타 자동직기(엔진)까지 번졌습니다.
품질 인증 조작이란 자동차 및 엔진을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받는 정부 인증 과정에서 토요타 자회사들이 이를 조작해서 통과한 것을 말합니다.
품질 부정 여파로 토요타는 토요타 자동직기가 생산한 엔진이 탑재된 '랜드크루저 프라도'등 10개 모델의 출하 중단을 결정했고
토요타의 다른 자회사인 히노자동차도 2022년 배출가스, 연비 조작이 드러나 형식 지정이 취소되었습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30일 그룹사의 잇따른 품질 인증 관련 부정행위에 대해 나고야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객을 비롯해 이해관계자 여러분에게 심려와 폐를 끼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토요타의 현 회장은 회사 창립자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 다이하쓰 사례
오늘의 주 내용인 다이하쓰는 70년 이상 된 회사로 원래는 토요타의 자회사가 아닌 별도의 회사로 경차를 생산하다가 2012년부터 OEM으로 토요타 경차를 위탁 생산하기 시작했고
토요타의 경차 상당 부분을 만들게 되면서 토요타가 2016년에 다이하쓰의 지분 51.8%를 인수했고 토요타의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품질 인증에 대해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굉장히 장기간 각종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부정 행위를 저질로 온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이하쓰가 만든 여러 차종 중에서 64개 차종, 174건의 조작이 확인됐습니다.
확인된 구체적인 조작 내용들을 살펴보면,
자동차 안전과 관련된 충돌 시험의 내용들이 나오는데 첫 번째로는 "에어백 타이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자동차들은 출시가 되기 전 충돌시험을 실시하여 안전성을 확인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차들이 출시됩니다.
따라서 충돌시에 차량의 센서에서 충격을 감지하고 에어백이 터지며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충돌 시험장에서 충돌 시간에 맞춰 에어백이 터지도록 타이머를 맞춰두고 시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시험장에서 충돌 시험을 실시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알고 이에 맞춰 타이머를 설정했다는 것으로 실제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조수석 헤드레스트"입니다.
충돌이 발생시 사람의 목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헤드레스트인데 충돌 시험에서 충격 이후 헤드레스트가 얼마나 이동하는지 가속도를 측정하며 일정 수준을 만족해야 하는데
운전석만 검사하고 조수석은 아예 검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운전석과 같은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는 추정으로 조수석에는 별도의 테스트 없이 운전석 데이터를 똑같이 기재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브레이크 성능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수월하게 통과하기 위해 공기압을 원래 기준보다 낮춘 상태로 시험을 진행하여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하는 등 다방면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이런 부정 행위들이 도대체 언제부터 벌어졌는지 조사가 이뤄졌는데 일본 정부에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기록상 이미 엄청나게 오래 전인 1989년부터 매년 몇 건씩 있어오다가
2014년부터 대대적으로 확장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사도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품질 부정행위 외에도 평가 차량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완성차를 개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수많은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다양한 평가 차량을 만들고 기준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충돌 같은 안전 시험 뿐만 아니라 추운 환경이나 더운 환경에서 주행 평가를 하기도 하고 연료에도 국가별 일부 차이가 있어서 다양한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여러 평가 차량을 만들고 다양한 시험들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다이하쓰는 이 테스트 차량을 "단 한대만" 제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 한 대로 해당하는 모든 시험을 평가했느냐 하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즉, 실제 평가하지 못한 시험들은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해서 문제없다고 기록하고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충돌 시험만 해도 한 가지가 아닌데 앞서 언급한 에어백 타이머와 같이 편법으로 통과한 시험도 있고 아예 충돌시험을 위한 차량 없이 했다고 허위로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신차 개발 기간도 보통 24~30개월 정도 걸리는데 다이하쓰는 9개월 만에 차를 만들었습니다.
이건 혁신이 아니라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에서 차를 만드는 동안 거치는 모든 평가와 절차를 거의 다 생략해 버린 결과로 현시대에 말이 안 되는 결과입니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부정 행위들이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이뤄지고 있었고 결국 내부 고발로 인해 이 일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 품질 부정 행위의 원인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현재 토요타 안팎에선 특유의 '경직된 소통 문화'가 꼽힙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토요타 사내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단기 개발 일정의 엄격함, 상사에게 못한다고 말할 수 없는 조직 문화가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토요타 내부 조사 보고서에도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자회사 직원들은 생산 일정을 늦춰야 하거나,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말해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언이 있었고
말해봤자 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합니다.
결국 토요타가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대 생산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밀어붙이기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외에도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 들어간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과거의 신뢰성 있는 높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어 내기 어려워진 상황에
다른 방법으로 극복한 것이 아니라 서류 조작과 같은 방식으로 상황을 타개하면서 이런 문제를 숨겨왔던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고
협력사에 높은 품질은 요구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비용은 인정해주지 않는 지나친 대응이 결국 이런 문제를 만들어온 것은 아닌지 지적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