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대표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며 K-반도체에 새로운 시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커지는 AI 시장 속에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나라가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AI 시장 속 빅테크 기업과 협업 가능성이 커지는 K-반도체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반도체 수출 회복
▷ 빅테크 기업과 K-반도체 협력
▷ 미국/일본과 경쟁
▷ 반도체 수출 회복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월 반도체 수출은 99억 4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7% 증가한 규모를 보였습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6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었습니다.
물론 22년부터 이어졌던 무역 적자로 23년 2월에도 수출이 부진했기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분명한 점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인데 메모리에서만 60억 8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는 108.1% 급증한 규모로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AI칩 수요가 많이 늘어난 효과로 보입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이 흑자로 돌아선 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달 대중 무역수지가 2억 4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는데 이는 1년 5개월 만입니다.
우리 수출이 호황일 때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중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1/5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가 예전만큼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려면 반도체 수출이 많아져야 하는데
이번에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낸 것도 반도체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빅테크 기업과 K-반도체 협력

최근 반도체 협력으로 빅테크 CEO들이 우리나라를 찾는 소식을 상당히 접하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2박 3일 동안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도 회동을 가졌고 이 외에 국내 XR 확장 현실 스타트업들과도 비공개로 만났다고 알려집니다.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시기적으로 핵심은 삼성전자와 만나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AI 반도체 칩 개발을 위한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도 올해 AI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필요한 AI칩들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배경에는 자체 개발 초거대언어모델 '라마'가 있는데 차세대 '라마 3'을 구현하는데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반도체 칩의 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월에 방한한 오픈AI CEO 샘 알트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과 연달아 만나며 AI 반도체 칩 개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볼 때 저커버그도 같은 목적으로 방한했을 것이 예상됩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에게 자체 AI칩 설계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같습니다.
올해 빅테크 기업들은 범용 수준의 AI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인프라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AI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AI 반도체 칩은 엔비디아 GPU가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독점 상태인데
문제는 공급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변화(자체 설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전반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자체설계할 칩의 생산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이라고 하면 AI 반도체 칩이 구동하는데 필요한 HBM과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를 말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은 AI 초기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TSMC 독주 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데
물론 대만 TSMC가 최신 공정 구현과 수율, 패키징 같은 후공정 등 종합적인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칩의 파운드리를 TSMC에만 의존하기에는 공급 능력에 한계도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삼성전자 등 TSMC를 대체할 파운드리 파트너로 우리 K-반도체 기업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반도체 칩 개발을 전담할 개발 조직(범용인공지능 : AGI)을 신설했고
AI 반도체 파운드리에 최적화된 공정인 GAA(Gate All Around)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서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PU의 HBM 파트너로 초기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공정을 고도화하며 5세대 최신 HBM 양산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 미국/일본과 경쟁
이러한 AI 반도체 시장 경쟁 속에 미국과 일본도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
인텔은 팻 겔싱어 회장이 부임한 이후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며 최근 공격적인 양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안에 1.8nm(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고 2027년에는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4nm 초미세 공정에서 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는데 실현가능성에 의문은 남지만 놀라운 계획입니다.
현재 최신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의 내년 2nm 공정 양산이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다만 인텔이 고객사도 확보했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거창한 계획만 세운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으로 인텔에 100억 달러 규모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함에 따라 든든한 배경을 지닌 것을 보입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행사에도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인텔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혀 지원군임을 숨기지 않았는데
이날 행사에 다양한 파트너사들을 초청하면서도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청하지 않아 경쟁의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미국 정부도 보조금을 자국 기업에 우선 지원할 것으로 보이고 삼성전자는 예상했던 것만큼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예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정부 주도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만 TSMC가 일본과 합작해 건설한 구마모토 반도체 공장을 들 수 있는데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 공장에 4조 2000억 원의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원하고 각종 인허가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준공을 3년 이상 앞당겼습니다.
AI 파운드리 수요를 적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TSMC 구마모토 2 공장에는 약 6조 500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해집니다.
TSMC와 일본의 협업은 우리로서는 상당히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데 일본은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에서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TSMC의 파운드리 역량과 결합할 경우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글로벌 팹리스 역량이 현저히 떨어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 안팎으로 알려지는데
AI 시대에는 각 분야에서 특화된 AI 기능을 구현할 독자적 칩이 필요하고, 이를 설계할 능력은 많은 부가가치로 연결됨에 따라
AI 시대에 요구되는 팹리스(반도체 기획 및 설계) 프로젝트에 도전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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